이건 지난 6월에 일어났던 일인데 지금에야 글을 써본다. 

6월 말쯤 저녁에 회사 이메일을 체크하고 있는데 긴급으로 이메일이 하나 날아왔다. 내용인 즉슨 내일 아침에 전 직원 미팅이 있을 예정이니 왠만하면 시간맞춰서 다 와라..라는 내용이었다 (저번 글에서도 썻듯이 우리 회사는 출근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한다). 


아침에 출근을 하니 평소와 같이 IT 팀에서 스크린과 카메라 등을 셋업하고 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미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팅이 시작되고 CEO 가 등장하더니 하는말이 갑자기 합병이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응?)

사람들이 다 황당해 하고 CEO 가 어떻게 결정이 되었는지 설명해주기 시작하였다. 우리를 구입한 회사는 Pitney Bowes 라는 회사인데, 원래는 같이 파트너사로 일하다가 5월쯤에 관계를 끊기로 결정한 곳이다. 비슷한 성격의 회사이지만 PB는 전세계적인 대기업으로써 요즘 테크 회사로 변신을 하던중 마침 적당한 회사가 내가 다니는 곳, 즉 Borderfree가 물망에 들었던 것이다. 


보통 인수합병이라고 하면 직원들이 대량으로 짤려나가거나 회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머리속에 떠오를것이다. 하지만 다행이 이번 합병에서는 걱정했던 일을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아직 1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내 예상으로는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물론 CEO나 HR 같은 shared service 팀은 대부분 갈아치워졋지만, 중요 팀장들은 오히려 합병으로 인해 더 큰 그룹을 운영하게 된것을 보니 PB측에서 BF가 가지고 있던 리소스를 강력하게 원했던걸로 생각된다.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BF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다. 나도 그렇고 다른 직원들도 그렇고 스톡옵션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었다. 보통은 휴지조각이 되거나 인수하는 회사쪽의 주식으로 바꿔주거나 하지만 이번건은 all cash deal 이었기 때문에 스톡옵션도 모두 현금으로 지급되었다. 심지어 vesting 되지 않는 주식까지 모두 땡겨서...나는 대박은 아니었지만 몇달치 월급을 현금으로 받았고 (근데 세금이 50%...) 다른 임원급들은 아마 대박을 쳤을것이다..흑흑 


지금은 integration phase 라고 볼수 있는데, 임원급들은 새로운 그룹 관리를 하느라 자리를 많이 비우고 있고, 회사차원에서는 시스템 합병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이메일이나 HR 관리 등인데, 이메일은 통합되었고, 월급 나오는 방식이 15일마다 나오는 방식에서 2주마다 나오는 방식으로 바뀐다고 한다. 그리고 의료보험이나 401k, 그리고 학자금 지원 등의 베네핏이 보강되거나 추가되었다. 이런 면에서는 대기업의 Buying power가 부럽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곧 팀 재편성이 있을거라는 썰이 돌고있다. 


단점으로는 갑자기 합병이 되었기 때문에 적응을 못하거나 걱정이 되서 퇴사를 하는 동료들이 많아졌다. 근 4개월동안 내가 본것만 30명정도가 퇴사하였다. 아마 발표되지 않는 퇴사자까지 본다는 아마 더 많을거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뭔가 일을 하려는데 다양한 중간 프로세스가 많이 추가되서 일을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내 보스 (Vice President) 에게 바로 보고하고 진행할 일을 이제는 보스가 그 위의 보스에게 보고하고 그 위의 보스가 또 그사람의 보스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변경되었다. 이런 면에서는 대기업의 프로세스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쨋든 뭐...난 아직 여기 살아있다.

그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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